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제가 제주도 여행을 하다 보면 한 번씩 비가 내리는 날을 만나게 됩니다. 이번에 제주 동쪽을 여행하였는데 너무나 운치 있고 아름다운 제주를 조용히 바라볼 수 있는 장소를 방문하였습니다.
1982년부터 제주를 오르내리며 사진작업을 하다 제주에 매료되어 1985년부터 정착한 김영갑선생님. 밥먹을 돈 아껴 필름을 사고 배고프면 들판의 당근과 고구마로 허기를 달래며 섬의 '외로움과 평화'를 사진으로 담는 수행과도 같은 작업을 계속하셨다고 합니다. 버려진 초등학교를 구하여 갤러리의 초석을 다지던 무렵부터 루게릭병을 진단받고 퇴화되는 근육을 움직이며 이곳 전시관 만들기에 열중하셨습니다. 이렇게 2002년 여름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 문을 열었습니다. 두모악은 제주 한라산의 옛 명칭으로 제주를 생명 다하여 사랑했던 김영갑선생님의 혼이 담긴 곳입니다. 투병생활한 지 6년 만인 2005년 5월 29일 이곳에서 고이 잠들었고 그의 뼈는 두모악 마당에 뿌려졌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로 137
T. 064-784-9907
주차장
무료 주차가능
관람시간
봄 | 3월-6월 | 09:30~18:00 |
여름 | 7월-8월 | 09:30~18:30 |
가을 | 9월-10월 | 09:30~18:00 |
겨울 | 11월-2월 | 09:30~17:00 |
관람시간 30분전 입장마감
휴관일
매주 수요일 / 신정 / 추석, 설날 당일
관람료
어른 5,000원 / 경로, 청소년, 어린이, 국가유공자, 제주도민, 장애인 3,000원
입구에 들어서면 푸른 정원이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습니다. 작은 돌들도 나무들도 꽃들도 모두가 정성스럽게 가꾸어져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기 전 먼저 산책을 했습니다. 제주를 사랑했던 김영갑선생님의 갤러리 정원이라 그런지 제주의 자연을 아기자기하게 잘 표현해 두어 아이들도 빗속 산책을 즐거워 했습니다. 그런데 모기들이 제일 반기더라고요. 여름에 방문하는 아이동반한 가족들은 모기기피제를 미리 준비해 두시면 좋을 듯합니다.
아이들 뒷편에 보이는 갤러리의 작은 입구가 보입니다. 입장료를 계산하면 1인당 김영갑선생님의 작품이 멋지게 담긴 엽서를 주십니다. 4인이라서 2장씩 각각 다른 작품으로 주시는 센스가 감사했습니다. 갤러리는 크게 두 모악관과 하날오름관으로 나누어져 있고, <유품 전시실>에는 김영갑선생님이 살아생전 보셨던 책들과 책상, 평생 함께해 온 카메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영상실>에는 젊은 시절 왕성하게 활동하시던 모습과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면서도 작품활동을 꾸준히 하시던 모습을 사진과 영상에 담아 관람객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오시며 인사하시는 듯했습니다.
사실 난해한 현대미술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대로 이해하면 되어 재미가 있는데 사진작품은 보는 순간은 감탄하고 놀라지만 금방 지나쳐버리는 편이어서 단순히 제주의 풍경으로 여기고 스쳐 지나간다면 여운이 남지 않았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곳 두모악에는 김영갑선생님을 몰랐던 나 같은 사람도 이분의 열정과 사랑을 알게 되어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어요. 그 마음을 가늠하며 그분의 시각을 따라 작품을 바라보다 보면 작은 갤러리지만 오랜 시간 머무르며 여운 있는 감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와는 다른 삶. 삶을 이어나가는 최소한의 생계 외에는 오로지 사진만을 위해 살아왔던 삶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왜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궁금해하며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어 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은 제주의 바람을 찍은 사진들이었습니다. 바람을 찍다니!!! 너무나도 놀랍고 아름다웠던 사진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갤러리 뒤편에는 무인카페가 있고 아기자기 뒤뜰 또한 꾸며두었습니다.
작품을 모두 둘러보고 나오니 비로소 보이는 아트샵과 판매되고 있는 작품집들이 있습니다.
아까 입장료를 샀던 곳의 다른 창은 아트샵으로 운영되어 김영갑선생님의 작품으로 만든 마그넷을 구매하였습니다.
그리고 SNS 미술관 방문 인증 이벤트가 있어 Instar gram에 사진과 해시태그를 올리고 엽서와 또 다른 작품들이 담긴 책갈피를 기념선물로 받았습니다.
제주에 영과 혼과 육을 바쳐 사랑한 김영갑 선생님의 시선으로 제주를 바라보았던 시간.
비가 와서 더 운치 있었고 마음이 촉촉하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예쁜 정원이 있어 사계절 모두 아름다울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에서 아름다운 제주를 바라보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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